▲일본 도쿄의 한 TV 스크린에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출을 시작했다는 속보창이 나타나 있다. 도쿄/AP연합뉴스 |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부지 내에 쌓여있던 오염수가 24일 오후 1시쯤부터 계획대로 바다로 방류되기 시작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이날 바닷물로 희석한 처리수에 포함된 삼중수소(트리튬) 농도가 안전기준 내에 부합했다며, 사전 작업을 거쳐 대형수조에 보관하던 오염수를 1km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했다.
이는 2021년 4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가 오염수 처리 방식으로 해양 방류를 결정한 지 2년 4개월 만이다. 또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해 물이 고방사성 물질에 오염된 지 약 12년 반 만이다. 일본은 냉각수와 오염된 지하수를 약 1000개의 강철탱크에 보관해오다가 2019년 더는 저장공간이 부족하다며 해양 방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핵종제거설비(ALPS) 등으로 없앨 수 없는 삼중수소를 바닷물에 희석해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기존 일본 정부가 설정한 삼중수소 해양 방출 규제 기준치 한도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 미만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바닷물로 희석한 오염수를 수조에 옮겨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뒤 계산상 농도와 측정 결과가 맞으면 바다에 방출할 수 있도록 했다.
이날 방류된 오염수 양은 1톤이다. 바닷물 1200톤으로 희석해 측정한 삼중수소의 농도는 43~63베크렐이었다. 도쿄전력은 ‘신중하게 소량부터’라는 방침에 따라 앞으로 17일 동안 7800톤의 오염수를 일차적으로 해양 방류할 방침이다. 이어 내년 3월 말까지 4차 처리수 방류를 통해 전체 오염수 134만 톤 가운데 2.3%에 해당하는 3만1200톤을 바다로 내보낼 것으로 예상했다. 계획대로 3만1200톤의 오염수를 해양 방류했을 때 바다에 유입되는 삼중 수소의 양은 5조 베크렐로 추정된다. 원전 부지 내 보관된 오염수를 모두 바다에 내보내기까지는 3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논란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가디언은 “이는 중국과 홍콩 등 일부 정부와 어민, 많은 소비자로부터 격렬한 반대를 불러일으켰으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계획의 일부”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에 외교적 골칫거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대한 반발로 이날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중국 측은 후쿠시마나 도쿄 등 10개 도시 수산물 수입을 금지했는데 적용 대상을 일본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의 원전들도 희석된 삼중수소를 수십 년 간 사고 없이 방출해왔다며 오염수 방류에 문제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토니 어윈 호주국립대 명예 부교수는 “전 세계 원전은 60년 이상 사람이나 환경에 해를 입히지 않고 삼중수소가 포함된 물을 일상적으로 배출해 왔다”며 “이는 대부분 후쿠시마 원전에서 계획된 것보다 높은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방사성 폐기물 전문가인 호주 퍼스 소재 커틴대의 나이젤 마크스 부교수는 “일부 국가의 안전 우려는 근거가 없다”며 “오염수 방출 장소 인근에서 나온 해산물을 평생 먹어도 바나나를 한 입 먹은 것과 같은 분량의 삼중수소만 섭취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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