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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1ℓ ‘3000원’ 시대…폴란드산 우유 찾는 소비자들 [이슈크래커]

▲(뉴시스)
‘흰우유 1ℓ 3000원’


예상했지만 그래도 믿고 싶지 않았던 그 가격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10월부터 흰 우유와 발효유 등 신선 유제품에 사용되는 원유(原乳)의 기본가격이 ℓ(리터)당 88원이 오르게 됐는데요.


이번 인상 폭은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 도입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첫해엔 106원이 올랐었죠. 이에 따라 음용유용 기본가격은 ℓ당 1084원, 가공유용 기본가격은 ℓ당 887원으로 결정됐는데요.


큰 인상폭에 소비자들의 한숨은 더 깊어졌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체재를 찾기 마련인데요. 그간의 인상률로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은 멸균우유나 대체우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죠.


직구로 먹는 우유라니… 이제 멸균우유와 대체우유의 대중화가 오게 되는 걸까요?

88원 오른 원유…1ℓ에 3000원
▲(뉴시스)

27일 낙농진흥회는 원유 기본 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이 같은 인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9일 첫 회의를 시작한 지 49일 만인데요.


이날 잠정 합의한 원유 인상안은 다음 달 10일 이사회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는데요. 이에 음용유(마시는 우유)는 ℓ당 88원 올라 1084원이 됩니다.


사실 올해 원윳값 인상은 예정된 순서였는데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상 기후로 사료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농가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죠. 난해 농가 원유 생산비는 L당 570.34원으로, 전년 대비 13.7% 상승했습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1ℓ들이 우유 한 팩의 가격이 2800원대 수준인데요. 이번 이상으로 흰 우유 완제품 가격은 3000원을 넘을 전망입니다.

‘밀크플레이션’ 우려까지…정부는 “과장된 의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그저 흰우유를 즐기지 않는 소비자들은 우윳값 인상 소식에 시큰둥할 수도 있는데요. 비단 흰우유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원유는 젖소에서 바로 짜낸 가공하지 않은 우유를 뜻하는데요. 원윳값이 인상되면 유제품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흰우유를 덜 마시는 대신 우유로 만든 파생식품인 유제품을 많이 판매되고 있죠. 가공유, 액상발효유, 호상발효유, 치즈나 버터가 대표적입니다.


케이크에 사용되는 생크림도 아기들이 먹는 분유도 모두 우유로 만들죠. 한국인들이 즐기는 카페라떼도 있고요. 크림파스타와 같이 우유가 들어가는 음식도 많습니다. 운동하는 이들이 꼭 먹는 프로틴에 들어가는 유장 또한 우유로 만들죠.


이에 원윳값 상승에 따라 ‘밀크플레이션’이 재현될 가능성도 언급됐는데요. 지난해의 경우 원윳값 상승 이후 일부 아이스크림 가격은 20%, 과자류 가격은 10%대 상승했다. 협상 결과에 대해 우유업계는 “원유 가격 인상분을 제품가에 당장 반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을 내놨죠.


정부도 시장에서 번지고 있는 밀크플레이션 우려는 과장됐다고 강조했는데요. 주요 식품류 중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하면 원유·흰 우유·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비중이 높지 않은 만큼 가공식품 물가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고 봤죠. 농림축산식품부는 여러 차례 유업체와 유통업체를 소집해 가격 인상 자제를 당부하고 나섰습니다.

눈 돌리는 소비자, ‘대체품’ 찾는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우유 가격이 줄줄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수입 멸균우유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데요.

멸균우유는 장기간 보존을 위해 135~150℃에서 2~5초간 가열해 일반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모든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시키는 초고온 멸균법을 이용해 생산한 제품입니다. 상온에서 10주간(최대 6개월) 보관할 수 있는데요. 이에 일반 우유(살균 우유)는 냉장 상태에서 10일 정도만 보관할 수 있어 수입이 어려웠지만,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길어 전 세계 어디서나 수입할 수 있죠.


유해 세균은 멸균시키되 유익균은 남기는 방식에서 신선 우유와는 매우 다른데요. 멸균우유는 유해 세균뿐만 아니라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까지 모두 죽입니다.


이처럼 우유의 신선도에선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품질성은 안전하다’, ‘저렴하다’라는 장점 때문에 우유 가격이 인상되는 최근엔 멸균우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일반 우유보다 맛이 부족하다는 오명이 있었지만 최근 신선 우유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맛에 대한 편견도 씻어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멸균우유는 일명 ‘반값 우유’, ‘가성비 우유’, ‘저렴이 우유’로도 불리는데요. 실제로 18일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멸균우유 수입량은 올해 상반기 1만4675t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9326t보다 57%나 늘었죠.


우윳값 인상에 한국 소비자들이 국내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싼 우유를 찾아 직구에 나선 건데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장 저렴한 우유로 꼽히는 우유는 바로 폴란드산 우유입니다. 폴란드 무역투자대표부에 따르면 폴란드 현지 우유 평균 가격은 2021년 6월 기준 ℓ당 480원 수준입니다.


폴란드산 멸균우유 제품은 가격이 ℓ당 1300원(믈레코비타)에서 1500원(밀키스마) 수준인데요. 반면 국산 우유는 ℓ당 2700원(서울우유)으로 폴란드산보다 2배 정도 가격이 높은 편이죠.


현재 국내에는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영국, 호주, 프랑스, 오스트리아 등 7개국에서 수입한 28여 개의 멸균우유가 판매되고 있는데요. 최다 수입국은 폴란드(75.1%)며, 독일(10%), 이탈리아(7.7%), 호주(5.3%) 순입니다.


하지만 수입산 멸균우유는 원유 등급에 대한 표시사항이 없어 품질뿐만 아니라 맛과 신선함에 대한 우려도 큰 편인데요.


가격과 신선함,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은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게 될까요? 그 추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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