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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세워두고 ‘전통춤’ 한판…대체 무슨 행사죠? [요즘, 이거]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결혼식에서 시어머니가 장구춤을 추시겠대요”


커뮤니티를 당황하게 했던 사연. ‘뽕짝’ 음악에 맞춘 단체 장구춤을 ‘아들 결혼식장’에서 뽐내고 싶은 시어머니를 말릴 수 없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설마 했던 사연은 ‘실제 영상’이 SNS에 게재되며 더 큰 충격을 줬죠. 정말 자식 결혼식을 자신만의 무대로 만든 모습이었습니다. 결혼식장에 등장한 ‘뽕짝 장구춤’, 무엇보다 결혼당사자가 원치 않았기에 댓글 반응도 좋지 않았죠.

그런데 또 ‘뜬금없는’ 북춤이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이번엔 그 판이 더 컸죠. 무려 할리우드 영화 내한 행사였는데요.

네가 왜 거기서 나와?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할리우드 배우 마고 로비가 영화 ‘바비’ 홍보차 첫 내한 했습니다. 할리우드 톱스타 겸 제작자 마고 로비가 할리퀸 이미지를 벗고 ‘바비’ 그 자체로 나타난 건데요.


영화 ‘바비’ 속 바비는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내한한 마고 로비는 극 중 바비랜드에서 수많은 바비와 살아가고 있는 가장 완벽한 바비를 연기했죠. 마고 로비는 첫 내한 행사에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공항에 도착한 순간부터 머리부터 발끝까지 ‘핫핑크 바비’였던 마고 로비는 내한 일정 모두 성실하게 수행했죠.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마고 로비의 성실함을 생각지도 못한 이벤트로 갚아준 행사였죠.


첫 시작은 좋았습니다. 바비 특유의 ‘핑크’가 가득했죠. 영화 ‘바비’ 행사가 진행된 2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는 일반적인 레드카펫이 아닌 핑크카펫으로 꾸며졌습니다. 무대도 영화 속 세트를 옮겨 놓은 듯 인형의 집처럼 꾸며 정성을 드러냈는데요.


그 정성에 보답하듯 마고 로비는 더 완벽한 ‘바비’가 되어 나타났습니다. 1985년 출시됐던 바비의 의상 그대로였죠. 공항 의상보다 더 강렬한 핫핑크 투피스에 모자, 가방까지…. 레트로 느낌 가득한 핑크 전화기까지 들고 핑크카펫에 섰는데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마고 로비 등장과 동시에 쏟아지는 함성. “오 마이 갓” 감탄사를 내뱉은 마고 로비는 행사장에 입장하며 밝은 얼굴로 팬들에게 사인을 해줬죠.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야외 팬들에게 팬서비스 후 내부 행사장으로 들어간 그는 갑자기 무대 뒤로 떠났는데요. 의아하던 찰나 또 다른 의상으로 바꿔 입고 다시 팬들 앞에 등장했죠. 시원한 핑크색 민소매 드레스였는데요. 이 또한 인형 ‘바비’의 착장 중 하나였습니다.


두 벌의 의상을 선보이며 넘치는 팬 서비스를 보여준 마고 로비는 행사장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한 명이라도 더 사인을 해주기 위해 노력했는데요. 팬들과의 셀카는 물론, 팬이 건넨 편지를 깜찍한 바비 가방에 넣으며 감사함을 표했죠. 마고 로비는 팬들의 생일 축하도 받았는데요. 예상하지 못한 듯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아메리카 페레라와 그레타 거윅 감독도 무대에 올라섰고, 마고 로비는 “나를 포함해 저희 팀 모두 한국은 첫 방문이다. 이렇게 따뜻하고 크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감격해 했죠.


이보다 더 완벽한 행사는 없을 것 같은 그 순간, 행사장 내 모두를 당황시킨 그 순서가 시작됐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세 사람을 무대에 불러 간단한 질문을 몇 개 한 뒤 갑작스럽게 한국문화재재단 예술단의 진도북춤 공연이 시작됐는데요. 행사장에 모인 팬들조차 바비와 전통춤이 어떤 연관이 있나 고민하게 만든 순간이었죠.


이런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지…. 한복을 입고 등장한 무용수들은 한국 전통 악기 북춤을 선보였는데요. 참 열심히 그것도 오래 추면서 보는 이들의 동공 지진을 선사했죠.


커뮤니티 글과 달리 ‘뽕짝’이 아닌 전통음악이라 그나마 다행인 걸까요. 공연자의 탓은 전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공연자들에게 어이없는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무대 위 마고 로비와 출연진, 사회자까지 멍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했죠.


체감상 몇십 분이 흐른 것 같은 전통 북춤이 끝나고,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도 잠시 이번엔 ‘한복’이 튀어나왔는데요. 한복의 대가 박술녀 디자이너가 등장해 한복을 선물한 거죠. “원래는 한복 풀착장을 시켜주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다 해서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것으로 준비했다”라는 무시무시한 멘트와 함께 말입니다.


백번 양보해 한복 선물까지 좋았지만, 박 디자이너가 배우들을 제치고 센터에 서서 사진을 찍는 것은 물론, 자신의 한복집 명함을 마고 로비에게 건넨 한복에 넣어둔 것이 포착되면서 비난이 쏟아졌는데요. ‘바비’ 행사에 왜 한국 전통을 얹느냐는 비판이었죠.


홍보 행사에 왔다가 K전통을 강제로 주입 당한 마고 로비. 이 어색하고도 어색한, 그리고 민망한 부끄러움은 우리의 몫이었는데요. 마고 로비와 바비 출연진을 보기 위해 더운 날씨에도 오랜 시간 기다린 팬들 또한 30분의 행사 동안 약 10분 외엔 ‘한국 전통 강좌’를 강제 시청한 셈인데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이들은 도대체 외국 배우 내한 행사 때 한국 전통 관련 행사를 굳이 집어넣는 행태에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내한 배우가 원한 것도 영화와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닌데, 한국에 왔으면 한국 전통을 꼭 마주하고 가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죠.


의미 있고 간단한 전통이 새겨진 선물 증정식으로 끝났으면 좋았을 텐데, 생각지도 못한 성실함이 이런 사태를 만들었는데요. 2013년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 내한행사에서 한복 풀착장을 위아래로 입힌 모습이 지나간다는 토로가 나왔죠. 당시에도 무리한 과정에 팬들의 불만이 나왔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모습이 반복됐습니다.


그 ‘국뽕’ 우리만 즐기면 안 되는 걸까요? 강제 주입성 ‘국뽕’은 제발 국내의 벽을 넘지 말아 달라는 간절한 부탁이 이어지는데요. 더는 부끄럽지 않고 싶다는 작은 바람이 다음에는 부디 이뤄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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